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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44미터 2
    이전의 詩 2010. 9. 19. 18:37


    공 하나의 여유가 있다.
    타자의 몸 쪽으로 약간 빠지는 빠른 볼을 요구 했다.
    투수가 고개를 저었다.
    이번엔 바깥쪽 떨어지는 공을 요구했다.
    투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3번째 던진 떨어지는 커브가
    펜스를 넘는 파울이 된 것이 마음에 남은 것일까?
    타임을 부르고 마운드로 가야할까?
    투수의 이마에 맺혀진 땀방울이 마운드에 떨어졌다.
    “타임” 심판의 짧은 목소리가 들렸다.
    타임을 요구타자는 타석에서 물러나
    허공을 향해 몇 번 방망이를 휘두른다.
    투수는 마운드를 돌면서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7회말, 3대3, 주자 2루, 원아웃
    무슨 공을 요구하지,
    허리를 숙인 투수가 사인을 보낸다.
    슬라이더,
    난 바깥쪽으로 약간 빠져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웬만해선 투수가 직접 사인을 보내지 않는데
    사인의 보내는 투수의 눈은 지금 승부를 원하고 있다.
    공 하나가 여유가 있지만 유인구가 아닌 결정구를
    자신 있는 공, 믿고 후회 없이 던질 수 있는 공
    그것으로 족하다.
    2루 주자는 서서히 리드를 시작하고
    투수가 다리를 들어 올렸다.
    손끝을 떠난 공은 송진 가루를 털어내며 하얀 유성이 되어
    내 가슴으로 188.44M의 비행을 시작했다.  


    *** 2006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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