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칼 나의 피
만인의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별과도 같은 것
만인의 입으로 들어오는 공기와도 같은 것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눈과도 햇살과도 같은 것
토지여
나는 심는다 그대 살찐 가슴 위에 언덕 위에
골짜기의 평화 능선 위에 나를 심는다.
평등의 나무를
그러나 누가 키우랴 이 나무를
이 나무를 누가 누가 와서 지켜주랴
신이 와서 신의 입김으로 키우랴
바람이 와서 지켜주랴
누가 지키랴, 왕이 와서 왕의 군대가 와서 지켜주랴
부자가 와서 부자들이 만들어 놓은 법이
법관이 와서 지켜주랴
천만에! 나는 놓는다
토지여, 토지 위에 사는 형제들이여
나는 놓는다 그대가 밟고 가는 모든 길위에 나는 놓는다
바위로 험한 산길 위에
파도로 험한 사나운 뱃길 위에
고개 넘어 평지길 황토길 위에
사래 긴 밭의 이랑 위에 가르마 같은 논둑길 위에 나는 놓는다
나 또한 놓는다 그대가 만지는 모든 사물 위에
매일처럼 오르는 그대 밥상 위에
모래 위에 미끄러지는 입술 그대 입맞춤 위에
물결처럼 포개진는 그대 잠자리 위에
구석기의 돌 옛무더기 위에
파헤쳐 그대 가슴 위에 심장 위에 나는 놓는다
나의 칼 나의 피를
오, 자유여 자유의 나무여
***2010년 5월 10일
지금 이 순간 MB정권엔 그의 눈빛이 필요하다
시인이 아니라 전사로 불리고자 했던 그의 눈이 지금 필요하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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