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래 형에게
부끄럽게도 이제야 네게
소식을 전한다
방에 모였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흩어졌고
안부를 묻기도 어려운 시간을
살았다 네 생각을 하면서도
가증스럽게도 안부 전화 한 번 안 했다
슬프게도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살았다
이제야 네게
소식을 전한다
살아있느냐 살아있느냐
안부를 물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살면서
스스로 탓한다
만대 바다 차게 불어올 10월 바람에게
우리가 그리워했던
시와 사랑과 불길한 미래를 말하던 그 방을 이야기하며
스무 해가 지난 뒤 네게
소식을 전한다
잘 있느냐
잘 지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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