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는 사람이 된 친구에게言寺 2012. 11. 20. 08:20
지나는 사람이 된 친구에게
: 두 명의 자리와 빈 한자리
오랫동안 함께하자던,
나이 들어서도 웃으며 만나리라던 네게
셋이 모여 술을 따르며 옛일을 이야기할 나이가 되어도
네 자리만 비었다
힘들 때 걱정만 하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고
아플 때 발만 동동 구르는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고
좋은 날 웃어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이제는 좋은 옷에 좋은 차 좋은 집에 사는 네게
우리와 소주잔을 기울일 시간이 없는 너의 빈자리
시간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마셨고
세상은 무엇도 따지지 않던 마음을 삼켰다
잘살고 있느냐
잘살고 있느냐
모래내시장 옛 은좌극장 앞 포장마차에서
빈 네자리를 두고 우린 쓴웃음을 마시며 취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