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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는 정원개짖는 소리 2013. 1. 2. 00:08
나도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을까?
나무를 심을 수 있고
꽃이 피고
바람이 지나는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서울의 하늘 밑,
판잣집에서 태어나
철거로 날아간 지붕으로 쏟아지던
눈과 비를 맞으며 자란,
도시 빈민의 아들로
도시 빈민으로 살아가는 나는
한그루 낙엽송을 심고
푸른빛에서 황금빛으로 흩어지는,
민들레가 자리 잡고
노란 꽃을 피우고 홀씨를 하얗게 날리는
바람의 시간을 느끼며 늙어갈 수 있는 나는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을까?
**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런 꿈을 꾸며 난 2013년 서울의 거리를 걸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