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짖는 소리

<마르코는 아홉 살>

빈약한장소는없다 2010. 10. 15. 08:59

숙제하지 않고 게으름 피우는 마르코를 혼내는 어머니와 들은 척도 하지 않는 마르코

요즘 처와 즐겨보는 만화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도 초반을 배경으로 일본의 초등학교 3학년 마르코의 일상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마르코는 아홉 살>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은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들이다. 그 속에는 어린 시절 누구나 겪었을 일상의 일로 가득 차 있다. 숙제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마르코, 그런 게으름을 야단치는 엄마, 무조건 마르코를 감싸기만 하는 할아버지, 서로 진정한 친구라고 믿는 마르코와 타마 등등

 

마르코의 게으름을 보면서 웃음이 나오지만 나도 저 때는 저런 게으름을 피웠지…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의 일은 아쉬움과 그리움뿐이다.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런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가를 내야 함을 아는 나이가 힘들다.

 

게으름은 항상 무엇인가를 지불하기 마련이다.

"난 예전에 공부를 못했다"라는 웃기는 표현보다

"난, 예전에 공부를 하지 않았어"라는 솔직함이 필요한 요즘이다.

자신의 지난 게으름의 날들을 추억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에 대한 결과를 지금 지불하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린 날의 게으름은 결과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 모름에 대한 부러움이다. 휴가 때에도 편하게 쉬지 못하는 오늘의 샐러리맨들에게 예전의 게으름은 가장 평화로운 일상의 부러움이다. 점점 일상의 짐이 어깨의 무거움으로 다가오는 요즘 한 없이 마르코의 게으름이 부럽기만 하다.

**** 2006년 10월 12일